박물관과 구문소

박물관과 구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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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야기 박물관과 함께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지구의 역사와 함께하는 시간여행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박물관옆 화석

강원도의 수많은 산 중에서도 가장 큰 밝은 산이라 불리던 태백산은 단군신화와 천제단을 비롯하여 예부터 신비롭고 성스러운 산으로 많은 신화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태백지역은 태백산을 기둥으로 한강, 낙동강 등의 발원지가 모여있는 고지대 지역으로 시 전체가 산으로 둘러 싸인 고원분지 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평균 해발 800m정도의 고지대인 태백은 연평균 기온이 8도정도에 불과하며 여름에도 서늘한 날씨를 유지하고 있어 한여름 밤에도 모기의 위협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렇게 고지대의 산악지형을 형성하고 있는 태백이 오래 전에 바다였다면 믿을 수가 있을까? 지금의 사람들이라면 상상도 하기 어려운 아주 오래 전인 5억년 전의 이야기다.

 

태백산 분지에서 처음으로 삼엽충화석이 발견되어 이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24년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서이다. 1990년대 들어서 서울대 최덕근 교수 등을 통해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는데, 영월과 태백 일대는 약 5억년 전인 고생대 캄브리아기 때 얕고 넓은 바다였다. 그 때의 흔적이 지층 속에 남아 지금까지도 화석처럼 전해져 오고 있다. 한 때 바다였던 지역이 고지대 산악지역으로 변하기까지의 모습을 그 안의 인류의 시기는 극히 미약하지만 현시대를 대표하는 있는 인류의 한 사람으로 알아보자.

태백지역에서도 여러 가지 고환경을 잘 보존하고 있고 주변 자연 경관이 수려한 곳에 구문소가 있다. 구문소는 2000년에 고환경 및 침식지형으로 천연기념물 417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전기 고생대의 자연환경과 그곳에 살았던 생물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다양한 화석과 퇴적구조를 확인 할 수 있는 곳으로 학습적 가치를 인정받아 주변에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데에도 기여를 하기도 했다.

 

구문소(求門沼)는 구무소의 한자 표기로 구무는 구명, 굴의 고어이다.
굴이 있는 소(沼)라는 뜻으로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척주지, 대동여지도에는 천천(穿川)이라 표기되어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에서 분출한 맑은 물이 황지천을 따라 흘러 연화산 끝자락은 뚫고 철암천과 만나게 되는 곳이 구문소이다. 구문소 일대는 태백산 분지에서도 화석이 풍부한 곳으로 삼엽충과 함께 필석류, 완족동물, 조개류, 복족류, 두족류 등의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이처럼 하부 고생대의 지질을 간직하고 있는 구문소는 여러
사람들이 새겨 놓은 글과 구멍들로 자연과 사람의 흔적을
간직해 가고 있다.

구문소를 좌측으로 자리를 잡은 태백고생대자연사
박물관은 이러한 태백시가 간직하고 있는 자연의 유물들을
기반으로 생겨났다.
삼엽충의 로고가 상징하듯 고생대의 자연사를 쉽고
이해하기 좋게 다양한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체험실
도 마련해 놓아 직접 고생대 화석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경험 할 수 있다.

 

31번 국도를 따라 달리는 길가에 위치한 태백 고생대자연사박물관 입구에 도착하면 길 건너 편으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구문소 전설 속의 용들이 맞이하는 입구에 들어서면 반짝이는 글라스의 느낌의 박물관 건물이 서 있다. 2010년 10월 개관하여 깨끗하고 정원도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입장을 하면 인포메이션과 커다란 지구본이 보인다. 해설을 원할 때 요청하면 해설사분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지구본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지구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지구에 살고 있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지구를 잘 모르고 실감할 수 없던 우리에게 지구가 지구의 존재감을 갖고 다가오기 시작한다. 지구본 아래를 잘 살펴보자. 지구의 나이를 24시간으로 나누어 표시되어 있다. 24시간 중 1분도 안 되는 현생인류의 시간도 생각해보게 된다.

 

1층 전시관은 선캄브리아시대와 전기, 중기 고생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46억년 전의 지구의 모습과 생명이 처음 생겨나는 이야기를 한 눈에 들어오게 전시되어 있다. 여러 가지 생명의 기원설 중 유력한 가설로 인정되고 있는 화학진화설을 증명한 밀러의 실험장치도 복원되어 있는데, 지구과학 시간 언젠가 본 것만 같은 희미한 기억이 얼핏 떠오르기도 한다. 선캄브리아시대로 들어가면 지구는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바다와 생물들이 생겨나고 빠른 속도로 진화를 시작한 것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전기 고생대로 넘어간다. 전기고생대로 들어가면 전시물은 더욱 다양해져, 한반도의 역사를 시작으로 태백의 지형과 지층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가지 시각적 효과를 가진 디오라마들로 첨단 효과와 함께 펼쳐진다. 특히 태백자연사박물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입체 영상실에 들어서면 마치 고생대의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든다. 발 밑과 머리 위쪽으로 살아 움직이듯 유영하는 모습의 생물들을 보다 보면 어느새 그 모양이 눈에 익숙해지면서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영상실 앞에 있는 스크린에 도착하면 캄브리아기의 생명 대폭발과 함께 지구상에 출현한 생물들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다. 그 안에는 생타카리스, 아노말로카리스처럼 어려운 이름의 생물들도 있지만 누구나 과학 시간에 들어봤을 삼엽충이 나오면서 고생대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 지역이 삼엽충 화석의 보고이기도 하지만 고생대 초 캄브리아기는 삼엽충의 시대라고 할 만큼 삼엽충의 전성기였다.
전세계에 2만여종,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종류만 300여종이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다양하게 진화를 했는지
상상이 간다.

 

중기고생대로 접어들면서 지구의 생물들은 더욱 다양해지고 지구는 더욱 활기차진다. 물속에서만 생활하던 생물들은 육지로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육지에도 식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생물들은 후기 고생대로 접어들면서 파충류로 진화하여 중생대가 되면 공룡, 익룡, 어룡 등의 크고 다양한 생태계의 포식자로 군림하게 된다.

 

공룡으로 대표되는 중생대로 이동하면 이제 우리 눈에도 익숙한 공룡과 파충류들이 등장한다. 박물관에는 고생대뿐만 아니라 중생대,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중생대에는 다양한 공룡들의 모형과 표본들이 많이 보여진다. 이러한 공룡의 시대는 백악기 대멸종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데 이 멸종기에는 지구 위의 거대 생명체로 군림하던 수많은 공룡류가 멸종을 하여 사라진 점이 흥미롭다. 다양한 가설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이 가설에 대해서도 스크린으로 영상과 함께 설명을 들어볼 수 있다.

 

신생대로 접어들면서 포유류들이 진화하기 시작한다. 파충류에 비해 지능이 높은 포유류는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진화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다. 약 540만년 전 영장류에서 갈라져 진화한 원시인류의 등장으로 인류가 출현하게 되었고 직립보행을 하는 인류는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빠르게 진화하여 오늘에 이르게 됐다. 전시실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시각적으로 구성하여 어린이들까지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주전시실 밖으로 나오면 여러 가지 테마로 구성된 작은 포켓 전시관들이 있는데 태백의 자연과 지구온난화 이야기부터 화석과 석회석까지 다양한 주제를 테마로 한 눈에 들어오게 보기 쉽게 전시가 되어 있다. 고생물 친구, 삼엽충 전시관에서는 직접 삼엽충 표본을 보고 색을 입혀 출력까지 할 수 있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전시실 끝에 위치한 뮤지엄 샵에는 공룡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품들이 있어 지나던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 끈다. 다양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으니 아이들에게는 지금껏 보아왔던 과거의 전시물들이 현실로 빠져 나오는 시간이 된다. 다양한 화석이 전시되고 있는 기획전시관도 빠트리지 말고 돌아보자.
40여분 정도 소요되는 1, 2층의 주전시실을 돌아보면 어느새 지구의 역사가 익숙해져 온다. 박물관 전시실의 전시물들은 어렵게 학술적인 내용을 가르치진 않는다. 다만 시각, 청각 등의 감각으로 전해져 오는 전시내용을 오감으로 느끼면서 전시실을 지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생대 생물들을 비롯해 지구의 역사가 머리 속에 흐르듯 남는다. 마치 40여분 정도 짧은 시간여행을 하고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직접 손으로 만지고 만드는 체험 학습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지질탐험 여행을 주제로 화석이 발굴되기까지의 과정과 화석이야기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삼엽충화석의 탁본을 그려보고, 붓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며 화석을 발굴하다 보면 어느새 이름도 어렵던 삼엽충 중에서 태백지역에서만 나온다는 돌레로바실리쿠스가 친근해지기까지 한다. 지하1층은 위치상 지하에 있지만 정면 쪽은 트여 있는데 햇살이 잘 비치는 공간에 강의실도 마련되어 있다. 전망 좋은 공간에서 세미나나 어린이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 좋은 공간이다.

 

구문소와 박물관을 돌아보고 박물관 앞쪽의 야외학습장에 이르면 고생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은 종지부를 찍는다.
이제 그 동안 학습했던 화석과 지층들을 실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바위 구석구석을 찾아보자. 새로운 화석을 내가 발견할 수도 있다. 이곳이 5억년 전 고생대의 바다였다는 생각과 함께 지구의 존재가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가로로 길게 늘어져 있는 태백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하는 곳이다. 영험한 기운을 자랑하는 태백산은 사계절 수려한 경관으로 사랑 받는 곳이며, 여름이면 찾게 되는 구와우 해바라기축제, 겨울에 빼놓을 수 없는 스포츠로 자리 잡은 스키장 오투리조트등 사계절 많은 볼거리와 태백한우와 같은 청정먹거리가 있는 곳이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은 이러한 관광자원과 더불어 최적의 자연환경과 학습 체험장으로 여러 명소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관광지로 자리를 잡고 있다.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편의시설도 확충해 나가고 있다. 태백뿐만 아니라 주위를 여행할 때 한번 들려보자.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201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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